[메시지 전문] 교황,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에 메시지


교황이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에 보낸 메시지 요지: “세계 기근은 많은 이들의 무관심 때문.”

“굶주림과 영양실조는 일부 지역의 구조적 현상이 아니라 소수의 이기주의와 많은 이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야기된 전반적인 저개발의 상황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7월 3일 로마에서 개최된 제40차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구(FAO) 총회 참가자들에게 이같이 강조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개회식에 참석했던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대독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오는 10월 16일 “난민의 미래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주제로 개최될 세계 식량의 날을 맞이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식량농업기구의 사무총장 호세 그라지아노 다 실바 교수의 초빙으로 식량농업기구를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아래는 교황의 메시지 전문:

친애하는 의장님, 의장님을 비롯해 제40차 총회를 맞아 이 자리에 모인 식량농업기구(FAO) 회원국 대표 여러분 각자에게 저의 경건하고 충심 어린 인사를 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식량농업기구 사무총장님을 위시하여 수백만 명이 기대하는 농업과 식량분야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제시하기 위해 이 모임에 참석하신 다른 국제기구 책임자들에게도 인사 드립니다.

1. 식량농업기구(FAO)가 로마에서 설립되었을 때부터의 전통을 따르지 못해, 이번 총회에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저의 격려와 지지의 말씀, 또한 여러분의 힘든 업무에 대한 저의 관심과 존경을 전해 달라고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님께 부탁드렸습니다.

교황청은 주의 깊게 식량농업기구(FAO)의 국제적 활동을 따르며 그 활동이 단순한 발전이나 이론적인 개발목표를 촉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아와 영양실조를 효과적으로 근절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는 모든 이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보장하려는 지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모든 이들이 식량확보의 권리를 가질 뿐 아니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계속 결정되는 목표들이 여전히 실현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제적 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협력 문화의 부족 때문이고, 종종 통계에 바탕을 둔 실용주의나 나눔의 정신을 앗아가는 능률주의만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영양 수준을 성장시키고 농업 활동과 농민의 생활조건을 향상시키려는 각국의 책임은 농업 분야의 증진, 생산의 증가와 효과적인 식량 배급의 활성화에서 구체화됩니다. 그렇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이에게 구체적 도움을 주는 것이 인류의 의무입니다. 앞서 언급된 목표들은 모든 사람이 가난과 굶주림으로부터 벗어날 권리가 어떻게 이 의무에 달려있는지를 끊임없이 깨닫게 해줍니다.

그래서 어떤 국가가 발전 수준, 빈곤의 조건, 기후변화나 불확실한 사회적 상황 때문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을 때, 식량농업기구(FAO)와 다른 국제 기구들이 적합한 연대활동을 착수하기 위해 각별하게 개입해야 합니다.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재산은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연대’가 반드시 모든 형태의 국제 협력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2. 오늘날 세계 상황의 시각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만 걱정에 사로잡혀 있거나 체념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명백한 어려움을 통해 굶주림과 영양실조는 단지 일부 지역의 자연적이나 구조적 현상이 아니라, 대다수의 무관심 또는 소수의 이기주의로 인한 저개발의 복합적 결과임을 우리는 더욱 의식해야 합니다. 국가 간의 협력관계를 저해하거나 적어도 강력하게 제한시키는 전쟁, 테러, 강제이주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결정에 인한 결과입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복잡한 메커니즘은 가장 약한 이들 위주로 공격합니다. 이 사람들은 생산과정에서 제외될 뿐만 아니라 피신처와 삶의 희망을 찾기 위해 조국을 자주 떠나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지구상의 여러 지역에서 점점 더 파괴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호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감소되는 빈곤 국가들의 원조에 대한 관련 자료들을 자유와 양심을 따른다는 미명 아래 완전히 수용하고 결정해버리고 맙니다.

이러한 경우에 각자 선택의 자유가 실질적인 필요에 처한 이들에 대한 협력과 결부되었는지, 책임을 맡았거나 공적인 의무를 훌륭한 신앙으로 실천하고 있는지 의식해야 합니다. 이 주제에 관해, 각 국가의 정부를 격려하고 싶은 바람으로, 분쟁과 가뭄의 결과로 피해가 가중된 지역에서 살고 있는 농민가족들에게 씨앗을 공급하기 위한 식량농업기구(FAO)의 계획에 기여함으로써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 땅의 가난한 이들의 곁에 머물고 그들을 위한 모든 효과적인 책임에 동참하는 본연의 소명에 따라, 교회가 앞으로 나아가는 활동에 이러한 행동이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식량 보장의 개념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목표라고 강조하는 2030년 발전 정책에 의해 이러한 책임이 오늘 우리에게 요청됩니다. 그러나 진정한 협력의 노력만이 생존 필수품이 부족하고 영양실조에 걸린 수많은 사람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식량농업기구(FAO)와 모든 국제 공동체 단체들에게 상당히 큰 도전입니다. 교회가 최전방에서 책임을 통감하게 되는 도전입니다.

그러므로 이 총회 기간이 식량농업기구(FAO)의 활동에 새로운 박차를 가하고 그 활동을 지켜보는 수 백만의 우리 형제들이 기대하고 염원하는 실질적인 대책들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식량농업기구(FAO)의 활동이 자원을 증가하고 생산물을 분배하기 위한 기술적인 공헌만 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신뢰하게 만드는 형제애의 구체적이고 유일한 표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자비가 넘치는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활동을 축복하시고 인류 가족의 진정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필요한 힘을 여러분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바티칸에서

2017년 7월 3일

프란치스코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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